메인 등록 사업을 시작한 뒤, 조금씩 호응을 얻으면서 나는 어느 때보다도 의욕적으로 변해있었다. 일반인들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일이었지만 머지않아 큰 의미가 있는 일이 될 것이라는 분명한 확신이 있었기에 어떤 수고도 피곤치 않았다.

그러던 차에 시작된 인터넷 PC방 사업은 새로운 활력소였다. 인터넷 PC방이란 지금의 PC방 체인사업의 원조격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하지만 1997년 말 IMF 외환위기 풍파는 신사업을 한순간에 초토화시켰다. 그 여파로 새로운 사업에 올인했던 우리는 몇 년간 울타리가 되었던 사무실마저 쫓겨날 지경이 되었는데 정말 순식간의 일이었다. 아마도 내가 죽음을 떠올릴 만큼 가장 크게 좌절을 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절망의 끝에서 발버둥칠 때, 문득 떠올랐던 생각은 기억에도 남아 있지 않던 나의 출생이었다. 절망을 딛고 일어서야 하는 것은 어쩌면 내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지닌 운명은 아닐까?

나는 하마터면 태어나지 못할 생명체였다. 어머니는 나를 임신한 7개월 무렵에 복막염에 걸리어 혼수상태가 되었다고 한다. 손수레에 실려 큰길까지 나가서 하루에 두 번 지나가는 시골버스를 타고 진주에 있는 윤양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의사가 아기를 포기하는 수술을 권했지만 아버지는 산모가 죽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태아를 지키는 수술을 선택하셨다.

지금 같으면 7개월 정도였으니 조산아로 분만시킨 후 인큐베이터에 입원시키고 산모도 수술시키면 간단했겠지만 1964년 시골 진주의 작은 병원은 그럴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결국 의사는 뱃속의 태아를 살짝 들어낸 다음 어머니의 복막염 수술을 하고, 다시 뱃속으로 집어넣었다고 한다. 그 후 3개월 뒤 시골집에서 어머니는 나를 낳으셨다. 말이 쉽지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참으로 아찔한 일이다. 그래서 외삼촌들은 나를 보며 이 세상에 두 번 태어난 녀석이라고 늘 말씀하시었다.

부모님과 윤양병원장의 과감한 결단에 나의 운명은 죽음에서 삶으로 뒤바뀌었다. 죽음을 각오한 당신의 선택으로 내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으니 절망을 딛고 일어서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시작된 나의 운명일지도 모른다.

‘아마 어머니의 그때 고통보다 내가 지금 겪는 고통이 더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부모님이 뱃속의 태아를 위해 선택했던 그 용기처럼 고통의 운명을 용기 있게 견뎌내는 것이 당신의 아들로서 내가 해야 할 몫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서 정신적인 방황을 겪던 내가 택한 것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시작하는 길 뿐이었다. 어차피 가진 것 없이 시작했던 나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렇게 초심으로 돌아가니 거짓말처럼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우리에게 서울산업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서울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할 기회가 온 것이다. 가능성 있는 벤처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인 만큼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만으로 임대를 해주는 좋은 조건이었다. 우리에겐 그 보증금마저도 없었지만 그 좋은 기회를 날려버릴 순 없었다. 그래서 현금 보증금 대신 우리 회사의 주식을 임대보증금으로 주고 입주 허가를 받는 일에 성공하였고, 덕분에 우리 회사는 서울시를 주주로 모시는 행운까지 얻게 되었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 매일같이 빚쟁이에 시달리는 생활로 세상이 적으로만 보였는데 우리 편도 있더란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사무실을 얻고 나니 더욱 강하게 다시 한 번 시작해볼 용기도 생겼다. 이제 도약을 모색할 일만 남은 것이다. 올림픽대로에서 말도 안되는 잘못된 결심을 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빛의 속도에서 희망을 찾다

호기심과 모험심에서 기회는 탄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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