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인터넷주소 개발에 대한 생각을 굳힌 뒤, 나는 NIC Committee 회의에 참석하여 내 아이디어를 이야기했다. 대부분의 위원들이 괜찮은 아이디어라며 호응을 보내왔지만 문제는 누구도 한글로 인터넷주소를 개발하는 일에 나설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 사장이 이 위원회에서는 유일하게 사업을 하고 있는 분이니 직접 한 번 개발에 나서보면 어떻겠소? 우리가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은 협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위원들 모두는 내게 직접 개발해볼 것을 권했다. 나 역시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이 일이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몇 년이 늦어질지 모르고 또한 이것은 매우 중대한 기술이라는 생각으로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받은 후 곧바로 관련업계 사람들을 수소문하여 연구진 확보를 위해 뛰어다녔다. 그러나 선뜻 함께 일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더욱이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은 한글로 된 인터넷주소 개발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벽에 부딪치면 부딪칠수록 나의 의지는 더욱 강해져만 갔다. 언젠가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 다른 나라가 아닌 대한민국에서 내가 한번 해보겠다는 신념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관심했고 주변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웠지만 난 한글인터넷주소 개발을 착수했다. 결과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 무엇이 나를 강하게 이끌었는지는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지만 한글로 인터넷 주소를 만드는 일은 꼭 해야 할 나의 소명이라고만 생각했을 뿐이다.

다행히 IBI가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되면서 나는 우수한 개발자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신생기술력을 갖춘 개발자들은 경력은 짧았어도 편견이 없었기에 내 이야기를 쉽게 이해했고 모두들 불철주야 연구에 몰입해 주었다.

우리가 한글로 되는 인터넷주소의 기본 컨셉으로 제일 처음 생각한 것은 ‘넷피아.회사.한국’과 같은 도메인 체계의 형태였다. 이것은 ‘netpia.co.kr’와 같은 기본 도메인 체계와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도메인은 주소가 입력되면 ‘네임서버 ? 루트 ? IP주소 ? 웹페이지’의 4단계 경로를 거치게 되는데, 문제는 이것이 영문 도메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체계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글로 주소를 입력하면 네임서버에서 루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는 에러가 발생하였다. 그 이유는 영문은 1바이트로 처리되는 반면 한글은 2바이트로 처리된다는 근본적인 차이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2바이트 처리가 가능한 네임서버를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네임서버는 통과되었지만 여전히 루트가 문제였다. 기존 도메인의 루트는 한글주소 루트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기존의 철도 레일에서는 자기 부상용 기차를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기술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였다. 하지만 그것을 알기까지도 수없이 고민과 실패를 거듭했으며 그 결과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패의 연속으로 지쳐있던 나는 결국 ‘이 프로젝트의 한계가 여기까지인가?’ 하며 포기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바로 그때 우연히 고속철도공사와 관련된 뉴스를 보게 되었다. 새로운 고속철도를 위한 공사가 진행되는 화면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고속철도 운행을 위한 새로운 선로를 개설한다는 것을 보면서 ‘아! 바로 저것이로구나.’ 싶었다.

‘그래! 한글도메인도 기존 도메인 루트를 쓰지 말고 새로운 전용 루트를 만들면 가능하지 않을까?’

나는 드디어 해답을 찾은 것 같아 다음 날 아침 사무실로 달려가 어깨가 축 늘어져 있는 연구원들에게 내 아이디어를 얘기했다. 한글인터넷주소를 위한 새로운 전용 루트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연구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글인터넷주소 전용 루트요? 원래 도메인 루트란 미국정부가 어마어마한 투자를 해서 전략적으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것을 세계화했는데 우리가 미국과 같이 그런 걸 만들겠다고요? 불가능 합니다.”

연구원들에게 내 아이디어는 너무 허황되고 엉뚱하게만 들렸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정부가 군사용이었던 인터넷을 상용화 하면서 미국은 인터넷 주도국이되었다. 인터넷도메인 역시 다른 나라에서도 만들 수 있었지만 미국정부의 혜안으로 미국이 최초로 도입하여 세계화한 것이다. 그리하여 전 세계 총 13개 도메인의 루트(최상층에 해당하는 네임서버) 중 10개를 미국이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에 필적하는 새로운 인터넷주소 루트를 만든다는 것은 허황되게 들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치 100년 전에 달나라에 가보는 것이 허황된 꿈이었듯 말이다.

하지만 나의 호기심과 고집은 정반대였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것이 우리 인류사였고, 인류가 불가능에 도전하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가 한 일을 왜 우리는 못한다는 것인가? 나의 가슴 속에서는 슬슬 오기가 이글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반드시 해야겠어. 그래 나의 평생을 이 프로젝트에 걸겠어!’ 그렇게 수십 번을 다짐하며 과학의 발전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인류사에 있어 혁신적인 발명과 발견에 관한 재미를 찾던 중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호기심과 모험심에서 기회는 탄생하고

꿈 그리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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