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의 인터넷 사업이 처음부터 순풍에 돛단 듯 잘 되었으면 좋으련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매우 낮은 시절이었으니 사업이 잘될 리가 없었다. 그래서 먼저 시작한 것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일이었다.

당시의 인터넷 시장은 미국의 NSI(Network Solutions Inc.)에서 만든 도메인네임 등록정책을 기준으로 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이 내용을 번역해서 국내에 처음 알렸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도메인에 대해 목청이 쉬도록 설명하며 알리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만큼 실효는 거두지 못했다. 사람들의 인식을 하루아침에 바꿔놓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기업에 전화를 해서 회사의 상표권과 관련있는 도메인네임을 등록해두라고 알려주면 기업에서는 “뭐라고요? 돌멩이요? 아침부터 웬 돌멩이 타령이야.” 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참으로 어이없게 들리겠지만 1996년 당시의 실상은 그러했다. 누구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 내 가슴만 답답했을 뿐이었다.

도메인 등록이 좋은 사업 아이템이기도 했지만 내가 기업으로 연락을 취하고 도메인 확보를 권했던 것은 단지 영업을 하기 위한 차원만은 아니었다. 1995년 7월부터 상용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선접수 선등록 원칙'으로 등록되는 .com, .net, .org 같은 도메인네임을 확보하는 일이 앞으로 도래할 인터넷 시대에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감지했던 나로서는 우리 기업의 도메인이 자칫 외국인들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만약 기업들이 훗날 도메인의 중요성을 깨닫고 확보하려고 할 때에는 이미 도메인네임을 악용해 부당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에게 넘어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내가 인터넷 사업으로 돈을 벌고 못 벌고의 문제를 떠나서 그것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결국 고민 끝에, 우선 주요 기업명과 유명 이름을 도메인으로 직접 등록해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좀 더 적극적인 사회 공론화 방법을 모색하며 시작한 것이 일명 ‘기업 도메인네임 찾아주기 운동’이었다. 1996년 6월 언론매체들과 함께 했던 도메인네임 확보 캠페인은 미래를 대비하는 중요한 핵심 도메인을 확보해 외국에 빼앗기지 말자는 활동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낮은 인식 때문에 웃지 못 할 일도 많았다.

인터넷상의 상표… 먼저 등록하면 우선권

기업·단체 「도메인네임」 갖추세요

- IBI,“사이버 영토” 확보운동
- 같은 이름 사용 여부 무료검색 서비스
- 싼값에 서버·회선 임대… 관리 대행

「국토는 작지만 사이버 영토는 세계 최대로」.한 미니 기업이 국제적인 인터넷 망에서 한국의 자리를 최대한 차지하자고 벌이는 「인터넷 도메인네임 확보하기 운동」이 커다란 호응을 받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 연구소(IBI) 인터넷 지원센터(대표 이판정·33)는 『이달부터 시작한 이 운동에 하루 4∼5개의 중소 기업이 도메인네임을 갖고 싶다고 찾아와 작업을 해주고 있다』며 『예상외의 큰 반응』이라고 말했다.

도메인네임이란 인터넷 전용 서버컴퓨터를 갖고 있는 기관의 IP 어드레스에 남이 기억하기 쉽도록 고유 이름을 붙여 준 것이다.보통 IP어드레스는 길다란 숫자로 돼 있어 제3자가 기억하기가 어렵다. 반면 도메인네임은 보통 회사이름이나 그 회사의 상표 이름을 붙여 일반 소비자들도 쉽게 기억하고 인터넷 상에서 찾아 갈 수가 있다. 예를 들면 미국 ABC방송의 WWW.ABC.COM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도메인네임은 상표와 마찬가지로 먼저 등록한 사람이 우선권을 갖는다. 따라서 유명회사의 이름을 다른 사람이 먼저 등록해 버리면 복잡한 소송 절차를 거치기 전까지는 자기 이름을 쓸 수 없게 된다.

「인터넷 도메인네임 확보하기 운동」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영토인 미국의 등록기관(Internic)에 우리 고유의 이름을 많이 진출시켜 21세기 정보 글로벌 시대의 귀중한 자산이 될 우리의 서버를 많이 확보하자는 것이다.

IBI가 하고 있는 활동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각종 기업과 단체의 이름이 이미 등록되지 않았는지를 알려주는 등록 검색 무료 대행 서비스이다.IBI측은 『전화 문의가 오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협력사와 연결, 만 하루 이내에 등록 유무를 알려 준다』고 밝힌다.

다음으로는 막대한 비용 부담 때문에 서버 구축을 못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싼 비용으로 서버를 이용할 수 있거나 도메인네임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IBI에 따르면 중소기업이라도 인터넷 서버를 갖추기 위해서는 시스템 설치에 1천만원, 월 유지비 60여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하지만 서브 컴퓨터와 전용회선을 임대할 경우 월 16만원의 비용으로 이를 해결할 수가 있다는 것. IBI측은 『이를 위해 미국의 한인계 회사와 서버 공동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IBI는 더불어 도메인네임 등록 관리만 해주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이는 당장 인터넷이 필요없거나 월 16만원도 부담되는 기업들로 하여금 우선 도메인네임을 확보한 후 장래에 능력이 생겼을 때 서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대표는 『도메인네임 확보운동은 세계화를 향한 21세기 기업 전략에 필수적인 작업』이라며 중소기업 정보화에 더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촉구했다.<신연숙 기자>

출처 : 서울신문 1996. 7. 26일자 기사

캠페인을 펼치는 동안 우리는 기업들의 도메인을 실비만 받고 등록해주면서 도메인의 중요성을 알려갔다. MBC, 한일은행, LG, 한전정보네트웍(KDN), 보해, 금강제화 등의 기업 도메인은 당시 우리가 나서서 확보해주었던 대표적인 사례다.

그 당시 도메인이 무엇인지 알고 우리에게 도메인을 의뢰하는 기업은 인터넷에 대해 상당히 앞서 있는 마인드를 가진 기업이었다. 사회적으로 도메인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했던 터라 우리가 벌이는 캠페인을 알리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대기업들의 참여로 이후 최소 3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수백개의 자사 영문 도메인을 등록하는 성과를 얻어냈다.

그렇게 조금씩 인식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사업도 차츰 날개를 달게 되리라 믿었다. 왜냐하면 인터넷 도메인은 한 번 등록하면 전 세계적으로 다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획기적인 사업 아이템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야말로 평생을 투자할 만한 사업이다.’라고 판단했고 그것이 바로 내가 찾은 새로운 희망이었다.

그래서 미국 현지에 상업용 인터넷 서버를 구축하고 중소기업을 위해서 인터넷 서버를 임대하는 웹호스팅 인프라 구축사업도 벌여나갔다. 우리가 벌이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조금씩 우리에게는 신대륙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 첫 발을 내딛었다는 자부심도 가득했다. 창문도 없이 좁디좁은 사무실에 앉아 허술하기 짝이 없는 모양새를 갖추고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도메인과 돌멩이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인식이 낮았던 그 시절에 우리가 벌였던 캠페인은 오늘날 우리나라를 인터넷 강국으로 만들어내는데 분명 작은 씨앗이 되었으리라 자부한다.


가난했던 촌놈의 도전의지

초심으로 돌아가니 길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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