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의 압수수색으로 넷피아의 회계장부 6권이 압수되고 나니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덜컥 겁이 났다.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투명하게 경영을 해왔다고 자부했지만 10년 된 나무에 어찌 이끼 하나 끼지 않겠는가.

하지만 한 편으로 믿는 구석이 있었다. 이런 일을 대비했던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2001년부터 외부 감사를 통해서 재무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에 무엇보다 공을 들였다. 당시 넷피아는 외부감사 대상 법인이 아니었음에도 자청하여 연간 2천만 원이나 들여가며 외부 감사를 꾸준히 받았던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회계 장부는 검찰이 한치의 오차를 발견해내지 못할 만큼 철저했고, 검찰조차도 우리의 투명한 회계 장부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우리의 결백이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불행히도 내가 자리를 비운 1년 사이, 검찰 조사와 분쟁을 겪으면서 회사의 경영상태는 최악이 되어 있었다. 이제 와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면 무얼 하겠는가. 다만 그 모든 결과를 내 불찰이라 여기기로 했다.

악화된 회사의 상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넷피아의 상황이 나빠졌다는 소문이 돌자 이곳저곳에서는 넷피아가 매각된다는 얘기까지 돌아다녔다. 그러자 직원들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가끔 회사에 들리면 직원들은 회사가 넘어간다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며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렸고, 마침내 재정까지 악화되어 월급도 나가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2006년 봄, 몇몇 직원들은 집으로 찾아와 나에게 다시 대표이사직에 복귀해 줄 것을 부탁했다.

회사 상황을 다시 한번 확인한 나는 슬그머니 어금니를 깨물었다. 몸은 천근만근 약해져 있었지만, 결국은 내 건강을 핑계로 회사를 등한시한 결과는 아닐까 하는 자책을 하게 되었다. 그 누구 탓도 아닌 나의 탓으로 여겼기에 해결도 나의 몫이었다. 내가 곧 넷피아였는데 그 사실을 잠시 잊고 살았던 결과려니 생각하며 직원들의 권유에 따라 복귀를 결심했다. 하지만 아내는 펄쩍 뛰었다. 그런 몸으로 어떻게 다시 경영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만약 복귀하게 된다면 6개월도 안되어 분명 완전히 몸을 망가뜨릴 것이라며 극구 반대하였다.

아내의 반대도 이해가 되었기에 고민이 아닐 수는 없었지만 잘 나가던 우등생 넷피아가 어느새 천덕꾸러기 열등생이 되어 있었기에 마음은 너무 아팠다.

결국 모든 상황을 내가 수습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직 치료를 다 받지 못한 상태에서 건강하던 시절의 왕성한 활동까지는 어렵겠지만, 내가 다시 일으켜 세워야만 한다는 다짐을 했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천지신명이 알려주려고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며 나는 다시 회사로 복귀할 준비를 했다.

그렇게 해서 창립 11주년이 되는 2006년 7월, 나는 다시 넷피아의 대표이사로 복귀하였다. 출근을 서두른 나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다. 은마아파트 상가 작은 사무실로 출근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그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자고 다짐하며 회사로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조직의 분위기는 침울했고 직원들은 불안해하고 있었으며 아끼던 직원들의 이직도 잦았다. 회사의 재정은 바닥이 나 직원들 급여가 밀리고 있었고 그나마 나오던 매출마저 위협받고 있었다. 그간 5년 이상을 거래한 카드결재 대행사가 보증금을 내지 않으면 거래를 할 수 없다는 통보까지 해왔다. 회사가 처한 위기에 세상의 인심은 차가웠다.

결국 다시 복귀를 결심한 나는 갖은 모함과 모진 고문으로 온몸이 망가진채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다시 전장으로 향하던 이순신 장군의 심정을 떠올렸다. ‘그때 장군이 식솔을 데리고 대마도나 중국으로 가버렸으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작은 벤처기업을 경영하면서 어찌 감히 장군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만은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고뇌했을 일이 아니겠는가. 시대와 상황은 다르지만 한글인터넷주소와 넷피아를 향한 나의 마음은 전장에 임하는 장군의 마음처럼 내 자신을 더욱더 다잡아야 했다. 살려고 하면 죽고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반드시 산다(必死則生, 必生則死).

회사에 복귀후 회사의 모든 것을 하나둘 분석하기 시작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10년 전의 넷피아에 비교하면 우리는 굉장히 달라져 있었다. 이제 다시 시련을 딛고 일어서야 할 때이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반드시 이루어 내리라. 고통의 환경은 사람을 독하게 만드는가 보다.

-그 후 1년만인 2007년 7월 회사는 많이 안정을 되찾았고 미래 10년을 위한 새로운 성장엔진도 1년여의 연구 끝에 출시할 수 있었다. 넷피아를 돕고자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기 시작하여 주요기업들과 새로운 비즈모델의 제휴가 하나둘 구축되어 갔다-

 

방심과 위기 속에서 다시 피어난 '넷피아'

한글인터넷주소는 반드시 지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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