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건강 체질이라고 믿었지만 몸 고생 마음 고생으로 10년을 달려온 나는 2003년 무렵 몸에 덜컥 탈이 나고 말았다.
급작스럽게 병원에 입원을 해야 했고, 신장 기능이 망가져서 하루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게 되었다. 내가 병에 걸렸다니 너무나 허무했고 아직도 할 일이 많은데 중도에 포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좌절감이 밀려왔다.

돈을 잃으면 반을 잃은 것이지만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은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내가 건강을 챙기고 회복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에 고민하고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하루 빨리 몸을 회복시키고 다시 복귀하는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생각했던 방법이, 당분간 대표이사직을 물러나 치료를 받고 회사를 도맡아줄 전문 경영자를 영입해오는 것이었다. 인터넷 사업에 대한 경험과 연륜이 있는 경영자가 나의 공백을 메워준다면 내가 다시 복귀했을 때 어려움 없이 계속 사업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물러나려고 보니 회사의 상태는 흑자였지만 재무사정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새로운 CEO에게 책임을 맡기면서 어려운 상황까지 전가할 수는 없어 금융권의 투자를 모으려 했지만 여의치가 않았다. 넷피아에 대한 적대적 M&A 세력이 나타나면서 나에 대한 루머까지 돌더니 유상증자를 앞두고는 아예 자금줄이 꽉 막혀버리고 말았다. 눈 앞이 깜깜했다. 그런데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났다. 주변에서 내 사정을 전해들은 몇몇 지인들이 1, 2억 원씩의 개인 돈을 내놓으며 나를 격려를 하는 것이 아닌가. 두 달 만에 20억 원 넘는 거금이 마련되었다.

그 중 한 사람은 바로 내가 자가용 대신 7년간 타고 다니는 모범택시의 기사님이었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그 기사님은 나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는 자신의 집을 담보로 1억 원을 대출 받아서 내게 주셨던 것이다.

어렵고 힘든 시기가 또다시 닥쳤지만 그래도 그런 분들의 걱정과 신뢰 덕분에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웠다. 순식간에 자금이 해결되었고 나는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아마도 내겐 타고난 인복이 있는 것 같다.

그 기사님을 잠깐 소개하면 사실 우연한 기회에 인연을 맺게 된 분이다. 넷피아가 조금씩 자리를 잡고 내가 각종 대외 활동과 야근으로 동분서주 할 무렵 직원들은 사장 전용 자가용 기사를 두자는 권유를 해왔다. 하지만 아직 젊은 나이에 기사를 둔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것이 어쩐지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차량 유지비와 관리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을거라는 생각에 중요한 약속이 있을 때는 모범택시를 이용하는 편이었다. 그 날도 모범택시를 타고 급하게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는데 기사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무척 마음이 통했다. 나보다 연배가 있는 분이었지만 손님을 대하는 정중한 태도와 서비스 마인드가 나를 반하게 할 정도였다.

그때 문득 ‘내가 이 택시를 항상 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새로운 택시를 이용해 목적지를 설명하며 다니기보다는 아예 마음이 통하는 기사와 계약을 맺어서, 매월 평균 수입을 보장하고 언제든지 나와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우리 회사의 전용 택시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기사님께 내 생각을 말하고는 명함을 건네주며 연락을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얼마 후 그 분도 흔쾌히 내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며 연락을 해왔다. 비록 수입은 약간 차이가 있겠지만 고정 수입을 보장 받을 수 있고 여러 손님을 태우기 위해 애태우지 않아도 되니 거절할 이유가 없는 조건이었으리라.

회사에서도 내 전용 자가용 기사를 둔다면 인건비와 차량 유지를 위한 지출이 만만치 않을 텐데 그런 부담 없이 평소 교통비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으니 나쁠 것이 없었다. 더구나 서울 지리는 누구보다 잘 아는 기사님인지라 교통체증으로 도로가 꽉 막힐 때에도 지름길로 요리 조리 빠져나가는 기지도 바쁜 내게는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해서 맺어진 기사님과 내 인연은 방송이나 신문에도 보도가 될 정도의 이색적인 만남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런데 바로 이 기사님이 나를 위해 자신의 집을 담보로 대출 받은 1억 원을 선뜻 주셨으니 그 분의 마음은 1억이 아니라 100억 이상의 무게와 고마움이었다.

단순히 모범기사의 역할에만 그쳤던 것이 아니라 한글인터넷주소 사업의 동반자가 되어주었고, 개인적으로는 인생의 대선배로서도 나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큰 형님처럼 든든한 의지가 되었다. 우연한 인연이었지만 지금은 우리 회사의 수송부문 팀장역을 담당하면서 회사 버스와 임직원의 차량관리를 맡고 계신 백고현 팀장님. 28년간 무사고 운전으로 경기도에서 모범택시 분야 으뜸상까지 받으셨던 백 팀장을 보면서 나는 정말 세상사의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운다.

우리 사회가 백 팀장님처럼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프로답게 최선을 다하면서 즐겁게 일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사람들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사회구조가 된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선진국이 아니겠는가. 자신의 분야에서 나이와 학벌 등의 조건을 떠나 최선을 다하는 분들이 대통령보다 더 존경받는 사회. 그런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일 것이다.

 

직원 스스로 성공을 만드는 조직

방심과 위기 속에서 다시 피어난 '넷피아'


  대표전화 : 02-3665-0123   고객상담 : 02-2165-3000   FAX : 02-2671-5613   e메일 : 고객상담@넷피아콥
Copyright (C) 1995 - 2019 Netpia,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