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정보화 시대다. 정보의 바다 인터넷의 위력은 하룻밤 자고 나면 달라질 정도로 그 성장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촌은 인터넷의 발달과 맞물려 영어중심 체제로 급속히 자리매김 되고 있는 것 역시 현실이다. 인터넷주소와 이메일이 모두 영어로 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올해로 7년째 제휴를 맺고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를 해온 넷피아와 KT가 벌이는 법적 분쟁에서 법원이 한글인터넷주소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고 KT의 입장을 지지하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는 KT가 제휴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생긴 일이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찍이 백성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가엾이 여긴 세종대왕께서 한글창제를 통해 민주주의 정치 실현과 과학문명 창달을 꾀했듯이 한글인터넷주소는 인터넷 사용의 편의성을 높여 계층간 정보격차를 해소함으로써 정치, 사회적으로 참여 민주주의와 사회통합에 기여한 것이 엄연한 사실 아닌가.

또한 경제적으론 내수부문에서 연간 1조7천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유발했으며(2003년 노동부통계), 수출과 관련해서는 장차 국가경제를 먹여 살릴 차세대 성장동력원으로 평가 받고 있는 것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5년 뒤 다국어 인터넷주소시장 규모가 1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넷피아는 이미 5년 전부터 이 기술의 해외 보급에 나서 우리나라가 차세대 인터넷 주소의 종주국이 되는 꿈을 펼쳐왔다

아울러 넷피아라는 작은 벤처기업이 일궈낸 72만 한글인터넷주소는 우리나라 국민의 정보격차 해소는 물론 인터넷사업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 우리들의 판단이다.

예전 ‘한글과 컴퓨터’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발적으로 이의 회생을 위해 범국민적인 운동을 펼친 바 있는 우리 한글단체들은 넷피아가 그간 한글의 세계화와 디지털화, 인터넷주소의 한글화를 실현하는데 기울인 공로를 높이 평가한다.

우리 한글단체들은 법원의 이 같은 결정이 한 작은 벤처기업이 10여년간 공을 들여 키우고 일궈낸 성과와 업적을 폄하하는 그릇된 결과로 이어지기를 원치 않는다.

-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한글학회, 외솔회, 국어순화추진회, 한글재단, 한글사랑운동본부, 한국겨레문화연구원, 한글문화연대, 국어상담소연합회, 국어문화운동본부, 한글인터넷주소추진총연합회, 한말글연구회, 한글세계화동본부,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짚신문학회, 국어단체연합, 한말글문화협회